일상/독서기록

[다독다독] 길 위의 철학자

youniechoi 2020. 12. 25. 21:14

  저자 에릭 호퍼는 평생을 떠돌이 노동자 생활로 일관한 미국의 사회철학자 라고 한다. 정규 교육을 받지 않고 독서와 사색만으로 독자적인 사상을 구축해 세계적인 사상가의 반열에 올랐다. 15세 때 시력을 기적적으로 회복한 이후 수 많은 책을 읽으며 다양한 방면에서 전문가의 반열에 오른다.(식물학, 물리학, 화학, 철학 등등..) 

 

  무언가를 할 시간이 없고 이것 저것의 핑계 때문에 공부를 할 수 가 없다고 생각했던 내 자신이 부끄럽다..ㅎㅎ (아 하지만 읽으면서도 역시 도서관이 있는 도시에 살아야지!라고 생각했다..ㅋㅋㅋㅋ..) 그리고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자세도 참 멋있었다. 저자는 일용직 노동을 하면서 3개월정도 살아갈 돈이 모였다 싶으면 일을 접고 도서관을 드나들며 살았는데 무언가 얽매이지 않고 미래가 아닌 현재를 당당하게 살아가는 방법이군..싶었다. 그 용기가 참 멋졌다. 삶에 욕심이 없으면, 내가 조만간 죽어버릴 거라고 생각이 들면 가능한 삶의 태도겠다..싶기도 했다. 

 

"희망과 용기는 무엇이 다른가?"

  희망이 분출할 때는 어려운 일을 시작하는 것이 쉽지만, 그것을 마무리하는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희망은 소멸할 수 있지만 용기는 호흡이 길다. 자기기만이 없다면 희망은 존재할 수 있지만, 용기는 이성적이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본다. 희망 없는 상황에서 용기가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해 줄 때 인간은 최고조에 달할 수 있다.

 

진정한 사상가

  나는 식물학과 무관한 어떤 생각에 빠져 있었는데, 내 능력으로는 그 문제를 풀 수 없을 것 같은 장벽에 부딪혔다. 내가 그 문제를 푸는 데에는 엄청나게 힘든 사고 과정이 필요할 것 같았다. 그때 내 손이 저절로 배낭 속의 뮤헤의 신탁으로 뻗치는 것을 보았다. 순간 나는 답을 알고 있는 누군가가 내 곁에 있었다면 그 같은 나의 행동이 힘든 생각을 회피하려는 수작임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런 경우 나는 진정한 사상가가 될 수 없었다. 그것은 받아들이기 싫은 불쾌한 발견이었다. 나는 그 책을 바람 속으로 던져 버렸다. 

 

Happiness

  To believe that if we could but have this or that we would be happy is to suppress the realization that the cause of our unhappiness is in our inadequate and blemished selves. Excessive desire is thus a means of suppressing our sense of worthlessness. 

  이런저런 것만 있으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는 것은 불행의 원인이 불완전하고 오염된 자아에 있다는 의식을 억누르는 것이 된다. 따라서 과도한 욕망은 자신이 무가치하다는 느낌을 억누르는 수단이 된다. 

 

'자기를 증오하고 경멸하는 것은 다른 피조물에서는 볼 수 없는 인간에 국한된 병'이다. - 몽테뉴

 

내게 행복의 순간이 있었던가?

  내가 정말 행복했던 순간이 있었던가? 헬렌과 함께한 생활은 진정 행복했다. 그녀가 자정이 지난 밤에 카페테리아에 나타나 두 팔로 나를 껴안고 키스했을 때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드문 행복의 순간을 맛보았다. 그럼에도 그런 드문 순간의 행복은 참된 것이 아니었다. 내가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가 하는 끊임없는 자격지심과 의혹으로 가득 찬 행복이었다. 

  아니다! 하퍼 출판사로부터 맹신자들을 출판하겠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나는 오직 한 번 참된 행복의 순간을 맛보았다. 운명의 사랑을 받는 불멸의 존재가 평범한 인간 여정 위로 솟아오르는 것 같았다. 내가 그만한 가치가 있는가 하는 의문도,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없었다. 

  행복이란 거의 없다. 나이 든 사람들은 그중에서도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었을 때는 더욱 그렇다는 것을 증언하고 있다. 

 

용서

  다른 사람을 기꺼이 용서하는 것은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방도가 될 수 있다. 내가 불만 품는 걸 내키지 않아 하는 것은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의미 있는 생활은 배우는 생활입니다. 사람은 자신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하는 데 몰두해야 해요. 나는 기술 요법이 신앙 치료나 정신 의학보다 중요하다고 믿고 있어요. 기술을 습득하게 되면 그 기술 자체는 쓸모없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당신은 자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